천광명월 웹툰 총평 : 무협을 기대하지 않고 보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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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과 전쟁이 결합된 새로운 느낌의 웹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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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보다는 소년만화, 일진 학원물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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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캐릭터들이 매우 매력적이다

모든 걸 잃어야만 했던 가족이, 모든 걸 되찾기 위해 싸우다
전란의 시대 모든 걸 잃은 가족

웹툰 ‘천광명월’의 배경은 전란의 시대다. 강대했던 제국이 분열되고, 서로 제왕이 되기 위해 싸우는 춘추전국시대의 느낌이다. 그런 춘추전국 시대가 되면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건 민초들이다. 시골 마을 평화롭게 살던 천광과 명월은 전란에 휩쓸려 전쟁 고아가 된다. 천광은 전쟁 노예로 팔려가고 명월은 몸종으로 팔려간다. 그렇게 둘은 다사다난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성인이 되어 만나게 된다.
성인이 되어 만난 둘의 위치는 매우 달라져 있었다. 전쟁 노예로 살아남기 급급했던 천광과 달리 일대 유명 기생이 된 명월은 부를 거머쥔 상태다. 어릴 때 천광이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해 명월은 천광을 다시 만나기조차 싫어한다. 천광은 유명 기생이 된 명월을 보며 자신 역시 힘을 길러야 그 옆에 설 수 있겠다 생각한다. 고민하던 천광에게 기연이 나타난다. 과거 오왕이라 불렸던 무림 고수에게 무공을 전수받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협과 전쟁이 합쳐지다
관무불가침이 아닌 관무합동
천광명월의 특징은 관무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국가의 장수들은 모두 무협인들이고 그들의 제자들이 주요 병력을 이룬다. 국가의 주요 가신들도 무협인들로 이루어져 있어, 관무가 거의 일치하는 사회라고 볼 수 있다. 기존 무협 소설을 보면 관무불가침이 기조라 하더라도 사람이 몇백 단위로 죽어나가는 데도 나라에서 어떠한 행동도 나서지 않는게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런 점에서 관과 무협이 연계되어 있어 눈감아 준다는 설정이 차라리 이해가 간다.
전쟁에 대한 세밀한 묘사

무협물이면서 동시에 전쟁이 중심이 된다. 웹툰 내 전쟁이 꽤나 자주나오는데, 단순히 일기토 정도로 끝나는 전쟁이 아니라 진영도 나오는 제대로된 전쟁을 한다. 기존의 전쟁물들도 보면 인물 중심으로만 서사되고 전략이라 해봤자 그놈의 ‘망치와 모루’ 전술만 주구장창 써먹는데 반해, 이 웹툰은 진영도도 보기 쉽게 그려주는 등 상세한 전쟁 묘사를 한다. 특히나 전쟁 내 고지의 중요성, 첩자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기존의 무협 소설이라기보다는 무협 맛이 가미된 ‘킹덤’ 시리즈에 가깝지 않나 싶다.
무협인가 드래곤볼인가
전통 무협에서는 많이 벗어난 구조

무협을 추구하지만 동시에 여러가지가 섞이면서, 솔직히 전통 무협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기존에 알던 무협 공식들이 통하지 않는다. 마교가 과학을 발전시켜서 전기 에너지로 싸우는 거만 봐도 이미 무협의 탈을 쓴 다른 무언가로 볼 수 있다. 후반에 가다보면 차라리 무협을 배제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정도로 무협에 대한 이야기가 적은 편이다. 주인공이 강해지는 소스로써 사용될 뿐, 딱히 무협의 여러가지 요소가 활용되지 않는다.
무협 장르의 싸움보다는 학원 액션물 싸움 구조와 비슷
전쟁 내 무협인들 끼리 싸움도 자주 나오는데, 솔직히 학원 액션물 같다. 초식들도 죄다 처음보는 초식들일 뿐더러 묘사도 드래곤볼처럼 기공파와 같이 묘사되니 그냥 이긴 놈이 강한놈 이라는 생각이든다. 세밀한 수 싸움 보다는 그냥 치고 박는다. 기공이 나오는 것과 초식 이름만 빼면 학원 액션물의 싸움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세계관 자체가 문파들이 전쟁을 치르다 보니 무슨 제자가 49제자 89제자 이렇게 나온다. 그래서 싸움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누가 강한지 당최 알 수 없다. 후반에는 초사이어인 변신까지 나와서 무협의 시선으로 보는 것은 포기했다.
재미는 있지만 점프 소년 만화 보는 느낌으로 봐야한다
단점도 확실하지만 재미는 있다
천광명월의 단점은 뚜렷하다. 무협의 탈을 쓴 그 무언가라는 점. 그래서 무협 웹툰을 기대하고 본다면 많이 실망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초반에는 꽤나 분위기 있는 묘사에 ‘용비불패’와 같은 느낌이 나서 제대로 된 무협이야기가 나오나 하겠지만 이상하게 진행되는 전개에 아연실색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무협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재미있다. 소년만화의 전개를 그대로 따라간다. 천하를 노리는 동생과 그 뒤를 잇겠다는 주인공의 이야기에서 묘한 뽕을 제공한다.
그래도 대결은 당최 적응안된다
재미는 있지만 대결씬들은 당최 적응이 안된다. 화려한 효과들로 쾅쾅 거리는데 뭐로 싸우는지도 모르겠고, 주인공이 무슨 기술을 배우는지 뭐를 할 줄 아는지도 나오지 않는다. 그저 훈련했다로 묘사된다. 그리고 싸우고 나서 이기면 강해졌구나 하는 식이다. 대부분 기술도 싸움도 제대로 묘사 안되다 보니 전쟁이라는 큰 격류에 만나는 하나의 장애물 정도로 여겨진다.

미스테리가 주는 근본적인 재미를 잘 살린 웹 소설 _ 괴담호텔 탈출기
어느날 호텔에서 눈을 떠보니 각종 괴담을 마주하게 되었다
웹 소설 ‘괴담호텔 탈출기’는 노벨피아의 작품이다. 22년도에 연재를 시작하여 현재도 연재를 이어가고 있으며 800화가 넘는 분량을 자랑한다. 이 웹 소설이 매력적인 이유는 흔히 ‘회.빙.환’이라 불리는 회귀 빙의 환생 3대장과 판타지 무협 대체역사와 같은 메이저 장르가 아니기 때문이다. ‘괴담호텔 탈출기’는 독특하게도 미스테리와 성장물 그리고 불교적 세계관이 섞인 작품이다.
현대를 살아가던 다양한 사람들이 호텔 내부에서 눈을 뜨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세상 공간이 아닌 듯한 호텔 속에는 다양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들은 호텔을 탈출하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층마다 존재하는 호텔 방에 들어가 무언가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그들은 호텔 방은 전전하며 그 속에 기이한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어 세상의 위협을 해결해 나간다. 각 방은 서로 다른 미스테리한 존재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설정도 배경도 시대도 다르다. 주인공 일행은 방을 해결해 나갈 수록 새로운 능력과 도구를 얻게 되고 성장해 나간다.
판타지, 무협이 아닌 미스테리 장르
‘괴담호텔 탈출기’는 메이저 장르가 아닌 것만으로 매력적이다. 최근 다양한 웹소설이 나오고 있지만 죄다 판에 박힌 양판소 소설(양산형 판타지 소설)이 많다. 시장 자체가 산업화 되면서,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비슷한 내용에 살짝의 변주만 주고 만드는 것이다. 처음에는 신선할지 몰라도 순위권 웹 소설 몇개를 보고 나면 흐름이나 구성이 익숙해지면서 질릴 수 밖에 없다.
양판소 소설에 비해 괴담호텔 탈출기는 꽤나 색다르다. 미스테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각자의 능력이나 도구들도 우리가 자주 접하는 판타지나 무협에서 보던 것들과 다르다. 설화 속이나 괴담 속에서 나올 법한 능력과 도구들에 가갑다. 독특한 점은 불교적인 세계관을 담았다는 것인데 불교의 교리를 알기 쉽게 풀어 놓아서 읽다보면 어려웠던 불교 개념들이 이해가 되곤 한다.
상황과 세계에 대한 나름의 고찰도 나오는데 그부분도 신선하다. 단순히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면서 한번쯤 고민해볼법한 딜레마나 문제들이 얽혀 제시된다. 주인공 일행은 그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데, 다른 해법에 대해서도 열린결말로 나와 있어서 나만의 해법을 고민해보는 재미도 제공한다. 물론 워낙 꼬인 상황들이 많아서 딱히 이렇다할 정답도 없는 경우가 많다.

괴담호텔 탈출기 _ 미스테리가 주는 흥미를 잘 살린 웹 소설
202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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